#요일프로젝트 #월요일 #네지다노프의도덕책읽기 #장자 #서니데이서비스 #RIP
오랜 팬심의 대상이 있으신가요?
저는 다른 취향보다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했기에 지금까지 동경하는 뮤지션이나 밴드들의 리스트를 퍽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음악을 즐기면서 참 좋다고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그이들의 음악과 함께 나이를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세월과 함께 변해가는 취향은 뮤지션들이나 저나 어쩔 수 없나봅니다. 오랜 벗처럼 이러쿵저러쿵 해도 결국에는 찾아 듣게 되거든요.
‘서니 데이 서비스‘라고, 청년시절부터 정말 팬심 가득한 일본 밴드가 있었는데 어제 내한을 해서 다녀왔습니다. 그러나 사실 기분이 그렇게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최근 그 밴드의 드러머분이 돌아가셨거든요. 뭔가 공연장에서 즐길 수 있을까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이 밴드의 음악은 이 드러머의 소리여야만 해.’ 이런 맘이 좀 있거든요. 영화도 시리즈물 같은 경우 비슷한 것이 있지 않은가요? 이 역은 이 배우가 연기할 때야 비로소 인정할 수 있는... 그래서 뭔가 일부로라도 즐기고 싶지가 않았어요.
그런데,
공연은 최고였습니다.
사실은 역대급으로 좋았습니다. (저는 그들의 공연을 몇 번 본 경험이 있습니다) 막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도중 문득 <장자> 속의 번외적인 에피소드가 떠오르더군요. 다들 잘 아시는 내용인, 장자의 아내가 죽어 혜자가 문상을 갔는데 장자는 질그릇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는 이야기. 이유인 즉, 형체가 변하여 삶이 되었고 이제 다시 변해 죽음이 된 것 뿐이니 이것은 마치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철의 흐름과 맞먹는 일이니 슬퍼할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가 연주하는 드럼이 아니라고 완전히 그의 소리가 사라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드러머의 리듬감은 그 곡 자체, 만들어지고 불려왔던 그 노래 자체에 스며들어 있던 것이지 단순히 외연의 연주자 문제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 날 공연의 노래들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서니 데이 서비스의 음악이었습니다.
친애하는 뮤지션의 죽음은 참 슬픈 일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레코드를 들으면 그 죽음이 실감이 가지 않습니다. 형체가 변하여 소리가 되었고, 그 소리가 다시 변해 레코드가 되었네요. 지긋이 플레이 버튼을 눌러봅니다. 시간은 흘러가겠지만, 노래가 흘러나오는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참 고루 제자리에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