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프로젝트 #화요일 #천천히잠기는 #수영일기 #호흡
신기하게도 9월이 되니, 에어컨도 싫어지고 따뜻한 커피를 찾게 됩니다. 여름에 좋았던 것들을 하나씩 멀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유아풀 3년차에 이르러 드디어! 가을에도 수영을 등록했습니다. 작년, 재작년엔 늘 여름에만 한 두달 배웠었거든요. 몸은 유아풀에 남았지만, 머문 시간이 길어졌네요. 이것만으로도 올해는 한 걸음 더 온 거겠지요.
가을. 많은 활동가들에게 가을은 바쁜 계절입니다. 활동도 하고, 활동가들과 협업할 일이 많은 저도 요즘 부쩍 호흡이 가프다는 느낌을 받고 있네요. 시간과 체력이 떨어지면서 수영도 일주일에 하루 이틀 밖에 못 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어떤 책에서 ‘호흡’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긴장하고 힘든 상태가 되면 사람들은 숨을 마시려고만 한다고 해요. 심지어 어떤 이들은 간헐적으로 숨을 꾹, 참는 습관도 있다고 하고요. 그런데 그럴 때일 수록 사실은 숨을 깊이 내쉬어야 한다고 합니다. 숨을 길게 충분히 내쉰 만큼, 숨을 들이마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러고보니 수영 할 땐 정말 그렇습니다. 물 속이서 음— 하며 코로 공기를 내보내야, 물 밖에서 파-합! 하고 공기를 마실 수 있거든요. 내쉬는 걸 의식해야, 들이마실 수 있습니다. 가끔 몸 동작에 집중하다 내쉬는 걸 까먹으면, 어느 순간 난리가 납니다 (숨이 점점 부족해져요) 수영은 확실히 인간에겐 너무나 부자연스러운 놀이고, 그래서 호흡처럼 무의식적인 것을 의식하게 하는 듯 합니다.
내일은 꼭 물에 가서 충분히 숨을 내보내고 와야겠습니다. 가을에도 다들 숨 잘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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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npr music 의 tiny desk concert에서 가져와봤습니다. 씽씽밴드 영상을 본 후로 가끔 아무거나 틀어서 보곤 해요. 개인적으로, 저 공간이 대학 때 가끔 가던 문화학과 연구실 같이 생겨서 아련하고 좋아요. 공강(이 단어 넘 오랜만!) 때, 걍 가서 사람들 만나고 했던 공간들이 그립네요 ☺️